2012.09.01. SAT
**. 장필순 봤다.
동생이 인천에서 내려왔다. 집에 너무너무 오고싶었다나? 나도 보고싶을 때가 되었다 싶었던게 오래 안왔었나보다. 동생이 와서 우리집은 오랜만에 나들이 준비를 했다.
엄마는 김밥을 싸고 나랑 동생은 옷을 입었다가 벗었다가 하고. 이런 부산함이 좋다. 떠나기 전 설레는 부산함.
그리고 동생 친구도 동행해서 총 부모님 포함 다섯명이 봉하마을을 향했다. 시시콜콜한 이야기 하면서 웃음속에 떠났다. 그 전날의 일때문에 약간은 시니컬 한 상태로 향했다. 컨디션이 여전히 저조하여서 기분이 꿀꿀한 상태로 떠났기 때문에 말이 자꾸 가시가 돋혀 나왔다.
그래도 자주 웃어준 동생 친구가 참.. 착한 것 같애...
부산이 37km 쯤 남았을 때 좌회전인가 우회전인가를 했던 것 같다.
그대로 부산으로 향해 바다 보고왔음 싶었는데..
故 노무현 생가가 있는 봉하마을 입구쪽에 무슨 음악회를 한다고 프랑이 걸려져있는 걸 발견했다. 오잉. 음악회라니!?
마침 09월 01일은 노무현 대통령의 탄생일 이었다고.
그래서 기념으로 음악회를 한다고 써져있었다. 어쩐지 차가 겁나더라. 우리도 대강 대고 한 20분을 걸어서 들어갔다. 화장실도 물도 안나올 정도로 사람이 많았고. 음악회를 하는 잔디밭으로 입장하는 줄은 얼마나 길던지. 엄마가 대표로 서있어서 망정이지 나보고 기다리라고 했다면 그냥 가자고 졸랐겠다. 아무튼 광양에서 삼대불고기와 음악회를 바꾸기로 했다. 하여 묘소에도 가고 생가도 가고 ...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7시가 가까워졌을 때 엄마에게 다시갔다. 오우, 더운데 엄마 고생했어.
입장하는데 새치기 하는 사람도 별로 없었고 제법 질서가 잘 지켜져서 조큼 놀랬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 동지 같았다. 음.. 뭐라고 설명하기 어려운데 알 수 없는 유대감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들어와서 준비한 공간을 채우고도 남아 산속에도 사람들이 있었다.
음악회는 7시 15분경 시작되었다. 노무현 재단의 노고로 그 공간에서 모두 함께 한사람을 기억하고 추억을 공유하는 것 생각보다 멋졌다. 사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잘 모른다. 처음으로 갔는데 이렇게 좋은경험을 하고 좋은 느낌을 가질 수 있어 다행...
가장 좋았던 건 장필순을 볼 수 있었던 것 아닐까?
내가 좋아하는 장필순,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라이브로 듣다니. 그날 오전에도 그 음악을 아이팟으로 들었는데. 신기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노래할 때 정말 사랑스러웠다.
꾸미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예뻐보였다. 정성을 들여서 노래하는 모습이. 특유의 비음섞인 목소리도 라이브로 들으니까 더욱 더욱 좋았고.. 아. 지금 생각해도 감동이었다. 세곡 불렀는데 중간중간 토크 할 때도 느껴진게 진중하고 소탈하고, 소박한 가수라고 느껴졌다.
역시 내스타일이었어. 케케케... 음..
신해철도 봤는데. 내가 좋아하는 민물장어의 꿈을 불렀는데.. 컨디션 저조라고 느껴졌다.
루이스 초이도 좋은사람인거 같고. 출연했던 모든 가수들 다 고생이 정말 많았다.
보름달이 11시 방향에 올때 쯤 끝이 났는데. 저녁이슬에 으슬으슬 추웠다. 그리고 집에오니 새벽 1시. 좋은 경험이었다. 올바르게 산다는게 어떤 것일까 라는 과제를 안겨줬다.
정의란 뭘까. ..
올곧게 산다는건 어떤 걸까.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신념을 가지고 정도를 간다는건 언제쯤 실현될 수 있을까.
댓글 없음:
댓글 쓰기